게으름뱅이도 키울 만큼 빨리 자란다.
부추의 별명은 게으름뱅이다. 부추는 한번 싹이 나면 잇달아 싹을 틔우기 때문에 일단 심어두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여러번 수확할 수 있다. 즉 게으름뱅이라도 기를수 있다는 뜻이다. 잘만 하면 한해에 열번도 넘게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몇번을 뜯어도 다시 자라나는 이유는 생장점이 지면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식물의 생장점은 주로 줄기의 끝에 있어, 잎을 한장 한장 펼치면서 위로 자라난다. 하지만 생장점이 줄기 끝에 있는 식물은 줄기가 꺽이면 생장점도 더불어 잃고 만다.
그런데 부추는 다르다 부추는 지면과 맞닿은 짧은 줄기에서 잎이 나오므로, 잎을 여러번 따더라도 생장점이 죽지 않고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싹을 틔운다. 생장점이 지면에 맞닿아 있는 식물로는 벼과 식물이 대표적이다. 벼과의 목초는 소가 아무리 먹어도 계속 자라난다. 잔디 역시 아무리 깎아도 계속 자란다. 이는 벼과 식물이 초원지대에서 소나 말 같은 초식동물에게 먹힐 위협에 맞서 진화해온 결과이다. 부추의 고향은 몽골의 초원지대이다. 부추 역시 초식동물에게 먹힐 위험에 맞서 아무리 먹혀도 굴하지 않고 다시 줄기를 뻗는 것이리라. 소나 말은 부추 냄새를 싫어하므로 강한 냄새도 초식동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수단이였다고 여겨진다. 강렬한 냄새와 경이적인 자생력. 이러한 방어법을 갖추기까지 부추는 생존을 건 싸움을 벌였을 것이다.
게으름뱅이 인간 때문에 게으름뱅이라는 불 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지만 부추는 게으르기는 커녕 대단한 노력가이다.
작은 꽃을 차례차례 피우는 것도 전략이다
부추는 백합과 채소이다. 백합과 식물 하면 크고 화사한 백합을 떠올리기 쉬운데, 백합과 중에서 큰 꽃을 피우는 식물은 오히려 소수이다.
부추는 벌이나 등에 등 작은 곤충에게 꽃가루를 묻히기 때문에 작은 꽃을 피운다. 그러나 작은 꽃이 따로 피어서는 곤충의 눈에 띄지 않으므로 한데 모여 피어 마치 큰 꽃처럼 보이게 한다.
작은 꽃을 많이 피우는 이점은 또 있다. 백합꽃은 수명이 짧지만 부추는 계속 피어 있다. 작은 꽃들이 차례차례 피기 때문에 오랫동안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또한 곤충을 불러오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잎을 너무 많이 뜯으면 꽃이 피지 않을 수도 있다. 잎을 재생하는데 양분을 소모하여 꽃을 피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속이 미식거리거나 체기가 있을 때 즙을 내어 마시자
부추는 잎의 굵기와 크기에 따라 소엽과 대엽으로 크게 나뉘는데 소엽은 잎이 둥글고 가늘며 추위와 더위에 잘 견딘다. 대엽은 잎이 납작하고 크며 더위와 건조에 매우 약하다. 소엽은 우리가 흔히 영양부추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샐러드나 겉절이, 초회나 무침 등으로 사용하고 대엽은 가장 대중적인 부추로 김치로 만들거나 찌개, 탕 , 등에 넣어 조리한다.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부추로는 호부추가 있는데 줄기가 굵고 길이가 길어 볶음이나 잡채로 조리하여 꽃빵과 함께 먹거나 뽁음밥에 곁들여 먹는다.
부추는 보기보다 영양이 많은데 단백질과 지방, 당질, 회분, 비타민A 가 많으며 잎에 들어있는 당질은 포도당이나 과당으로 흡수가 빠르다. 부추에도 특유의 냄새가 나는 유황화합물이 있다. 마늘과 비슷한 성분으로 강장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만져보고 고르자
부추는 너무 억세거나 잎이 지나치게 뻣뻣한 것은 맛이 떨어지므로 손으로 만져보아 연한 것이 좋다. 부추는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과 잘 어울리는데 두부나 새우, 표고버섯 등과도 비교적 궁합이 맞아 손쉽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민간에서는 속이 미식거리거나 체기가 있을 때 부추즙을 물에 타서 마시게 했다. 산후에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때도 감초와 함께 달여 먹으면 효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에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사람도 부추를 요리해서 먹거나 즙으 내서 마시면 원기부족으로 인한 허열을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用户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