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그리고 채소인 가지에도 가시가 있다. 가끔 꼭지에서 가시가 나올 때가 있는데, 이는 공기 중에 떠 있는 수분을 얻기 위해서라고도 하고 야생식물이던 시절에 동물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몸을 보호하는 수단이었다고도 한다.
가지와 같은 무리에 속하며 이름도 재미난 도깨비가지라는 잡초가 있다. 도깨비가지는 온몸이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혀 있다. 목장갑을 끼고 만져도 따끔한 애물단지 잡초이다. 어쩌면 가지도 인간을 만나 채소가 되기 전에는 날카로운 가시로 몸을 보호했는지도 모른다.
도깨비 가지
도깨비가지 뿐만 아니라 가지과 식물은 제 나름의 호신술을 발달시켜왔다. 예를 들어 가지과 흰독말풀은 맹독성 알칼로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강한 중독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친 가지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담배도 가지과 식물인데 담배의 니코틴도 본디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독성물질이다. 고추 역시 과지과에 속하는데 ,고추의 자극성 강한 캡사이신도 병이나 벌레에게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물질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순환기계통의 질병을 예방한다
기름과 궁합이 잘 맞는 달걀나무
가지에는 이렇다 할 영양은 없지만 입맛을 돋우는 보라색만으로도 여름철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보라색은 안토시안계의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이 주성분인데 나스닌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등 순환기계통의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중국에서는 고혈압에 좋은 음식으로 가지를 꼽는다. 여기에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P도 들어 있다. 가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라색 외에 황색, 주황색, 푸른색, 검은 자주색 등이 있고 둥근 것과 긴 것, 달걀형 등 색깔과 모양이 다양한데 원산지인 인도에서 유럽에 처름 소개된 것이 달걀 모양의 흰색 가지여서 달걀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달걀모양 흰색가지
여름에 나는 채소는 대체로 몸을 차게 하는데 가지는 특히 그 효과가 커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하지만 몸이 늘 차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나 임신부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지에는 성대를 상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 기침을 자주 하거나 자주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가지의 주성분은 당질이지만 칼슘, 철분, 미네랄도 들어 있으며 비타민 A,B1,B2,C가 아주 적은 량이 들어있다 . 그러나 손으로 만져도 느껴질 정도로 조직이 폭신한 스펀지 상태여서 기름을 잘 흡수한다. 가지로 조리할 경우 기름에 볶거나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무치면 리놀레산과 비타민 E를 섭취할 수 있다. 가지는 흠집이 없으면서 보라색을 띠는 것이 좋은데 꼭지의 가시나 자른 면이 싱싱할 수록 좋다. 보라색이 옅은 것은 해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맛이 약간 떨어진다. 제철인 여름에 싱싱한 가지를 무치거나 튀겨 식탁에 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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