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보다 유명한 우엉꽃
세계는 넓지만 우엉의 진가를 알고 그 뿌리를 먹는 나라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중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과 일본이 있다. 일본에서는 우엉 뿌리를 먹기 때문에 그 꽃을 볼 기회가 거의 없지만 해외에서는 뿌리보다 우엉꽃이 더 유명하다. 우엉은 국화과 식물로 붉은 엉겅퀴와 비슷한 꽃을 피운다. 국화과의 꽃은 꽃잎 모양이 혀꽃과 대롱모양의 대롱꽃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꽃은 꽃잎 부분이 혀꽃, 꽃심 부분이 대롱이 꽃이다. 민들레는 전부 혀꽃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우엉과 엉겅퀴 꽃은 대롱이꽃이다.
꽃이 유명한 만큼 우엉꽃은 꽃말도 있다. 그러나 "끈질기게 조르다"는 뜻이니까 그리 낭만적인 꽃말은 못된다. 꽃말은 우엉 열매에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달려 있어 옷가지에 잘 달라붙는데서 유래했다. 우엉 열매는 이 가시로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다라붙어 멀리까지 운반된다.
털어내려 해도 잘 털어지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나쁜 열매'라고 불릴정도이고, 미국에서는 가축의털에 달라붙어 목초지 곳솟에 퍼진 탓에 잡초처럼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그런데 우엉 열매보다도 더 집요한 사람이 있었다. 스위스 발명가 조르주 도메스트랄은 사냥을 나갔다가 옷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우엉 열매를 신기하게 여겨 그 수수께기를 풀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마침내 가시의 구조를 밝혀냈고, 그에 영감을얻어 매직테이프를 발명하였다. 운동화, 기저귀 커버 등에 이용되는 매직테이프를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엉이나 도꼬마리의 가시처럼 끝이 갈고리처럼 휘어진 것을 알수 있다.
진흙 속에서 영웅을 발견하다
우엉은 역사 속에서 비극을 불러온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에서 부족한 채소를 보충하기 위해 연합군 포로에게 우엉 뿌리를 먹인 수용소 직원이 종전 후 전범 재판에서 포로에게 딱딱한 나무뿌리를 먹이며 학대했다는 죄명으로 사형 또는 종신형에 처해졌으니 말이다. 전쟁이라는 극한 대립의 상황과 문화의 차이가 불러온 비극이였다. 우엉은 헤안시대에 궁중요리에도 사용된 귀하신 몸인데 나무뿌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
우엉은 진흙에서 잘 자란다. 진흙을 좋아하는 점이 같아서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것일까? 우엉과 미꾸라지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추어탕에는 반드시 우엉이 들어간다. 추어탕에 우엉을 넣으면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는 그만이다.
우엉조림을 만들때는 우엉을 세로로 자른다. 양파에서도 소개했듯이 식물의 세포는 세로로 배열되어 있어 가로로 썰면 세포가 파괴되어 씹는 맛이 부드러워지지만, 세로로 썰면 세포가 서로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씹는 맛이 딱딱하다.
당뇨환자에게 좋고 암세포 발생을 억제한다.
유럽이나 시베리아 , 만주 등에서 야생하는 식물로 7월에 암자색이나 힌색 꽃이 핀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잡초로 생각해 식용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주로 먹는다. 우엉의 주 성분은 당질이며 식물성 섬유가 풍부하고 철분과 비타민C, 칼슘, 칼륨이 소량 들어있다. 우엉의 당질은 녹말은 적은 데 비해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신장 기능을 높이고 이뇨효과가 있으머 당뇨병환자에게 특히 좋다. 또 우엉에 많이 들어있는 셀룰로오스나 리그닌등의 식물성 섬유는 수분 흡수량이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해 변통을 촉진하고 장내 유익한 세균이 번식하도록 도와주며 비타민 합성을 활발하게 해준다. 최근 발표를 보면 리그닌에 항균작용이 있어 암세포 발생을 억제한다고 한다.
우엉을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법
우엉을 어슷하게 저며 썰거나 연필 깎듯이 돌려가며 썰어 간장 조림장에 조린 밑반찬이 대표적이다. 김밥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데 조리하기 전에 껍질을 벗겨 썬 후 식초 물에 담갔다가 건져야 변색되지 않는다. 우엉의 껍질을 벗기는 순간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우엉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계 화합물이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기 때문이다. 또 우엉을 삶으면 파랗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우엉속의 칼륨,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이 녹아나와 안토시안 색소와 반응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우엉은 예부터 민간요법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우엉의 뿌리나 잎 5그램에 물 1컵을 붓고 달여서 식힌 물로 입 안을 헹구면 편도선염이나 구내염, 잇몸의 부기 등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뿌리와 잎을 즙을 내어 환부에 바르거나 목욕물에 넣으면 벌레에 쏘인 곳이나 땀때, 잡촉성 피부염, 습진 등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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